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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 영점에서 Lovesick Girls를 들어요 ]
03 June 2023





아마 다 잠깐 일지도 몰라. 우린 무엇 찾아서 헤매는 걸까? 라고 블랙 핑크가 아련하게 노래한다. 정신없는 시간들을 보내가다 가끔 멈춰 서서 0으로 돌아간다. 그리고 또 희망을 앞장 세워서 시간을 보내다가 멈춰서 다시 영점에서 무엇을 위해?라고 질문한다.

0은 무엇이든 될 수 있고, 아무것도 아닌 보는 관점에 따라 희망이 되고 의심이 된다. 희망을 서른 번 쌓고 그 뒤에 의심이 따르면 영점으로 돌아간다. 다양한 욕구를 이용해서 다시 시도하지만 돌아온다. "그럼에도 불구하고" 만이 이 사이클을 지치지 않고 반복하게 도와준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심은 뒤따르겠지만 언젠가 우연히 바늘구멍을 만나 이 굴레에서 벗어날 희망을 가지고, 다시.

틈만 보이면 허무를 불러오는 부정 또는 의심을 대적할 단어는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인가 질문해 본다. 의심이 0으로의 초대라면 사랑은 숫자로는 표현할 수 없이 어렵다. 그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어렵다기 보단 그것을 필요로 하고 행하려 할수록 실행하기가 어렵다. 이것은 마치 바른 자세를 알면서 절대 쉽게 바른 자세로 살아갈 수 없는 것과 같다.

Lovesick Girls는 사랑과 동반되는 아픔을 기다려 왔다는 자해적으로 들리는 말들을 하지만 끝까지 듣다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반복할 것이고, 감히 누구 마음대로 내 사랑을 끝내려 하느냐는 쓴소리가 허무를 무찔러 줄 것 같은 케이팝의 앙큼한 패기로 들려온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