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 작업은 서울의 한 지하철역, 같은 자리에 세 번이나 반복되어 붙은 “동파주의” 스티커에서 시작했다. 천재지변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면서도, 즉흥적 대응과 감정적 압박 속에서 남겨진 ‘대응의 흔적’이었다. 구조보다 사건에 반응하는 한국 사회의 문화적 기질이 그 작은 부착물 안에 드러나 있다. 정을 중시하지만 엄격한 나라, 합리성을 중시하지만 느슨한 나라 사이에서 관용의 철학, ‘너그러움’의 필요성을 절감했다. 다름을 이해하기 위한 첫 걸음은 타인이 아닌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지는 일이다. 관용은 진정에서 나오고, 관계 속에서 번져나가기 때문에, 이 작업이 그 전염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.


〈현재완료〉
지승환







➊ <현재완료>, 2025, 다중매체, 가변크기






➋ <금연>, 2025, 스테인리스 스틸, 30 x 80 cm
➌ <동파주의>, 2025, 유리, 에폭시 레진, 30 x 80 cm






➍ 전경